02년10월 1일 동숭동 '정미소'

     

‘386세대 발라드’ 대표주자 이문세(45)가 곧 나올 14집 앨범 ‘빨간 내복’에 담길 곡들을 갖고 1일 대학로 소극장 ‘정미소’에서 팬들과 만났다.

5000명이 몰린 인터넷 추첨에서 입장권을 구한 팬들 200여명이 극장을 메웠고, 도올 김용옥, 윤석화, 노영심, 이병헌 등 그와 친한 유명인도 여럿 눈에 띄었다. 극장은 공짜로 떡볶이와 어묵을 나눠주는 포장마차, 이문세 초기 LP, 영화 ‘대부’ 포스터같은 1970년대 풍경으로 장식됐다.

이날 그가 들려준 14집 앨범의 새노래는 전작들과는 사뭇 달랐다. 물론 ‘이문세표 발라드’도 2곡 정도 있지만 나머지 12곡은 스윙, 솔, 록, 재즈풍을 가미했다.

앨범의 전체적인 방향은 ‘빨간 내복’이란 앨범명에서 알 수 있듯 ‘복고’에 맞춰져 있다. 마치 30년전으로 돌아가는 타임머신과 같다. 70년대를 추억하게 하는 콘텐츠는 ‘아줌마 세대’를 겨낭하고 있다.

 
   
  몇달 동안 음악하고만 살았어요_

"뒤에서 시음회 시작을 함께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 자~ 우리 함께 즐기자구!'
라고 하면서 정작 자신은 떨고 있어요" 데뷔 22년 된 마흔 다섯의 14집 가수를 소개하는 노영심의 멘트는 과장이 아닌 듯 했다. 새 앨범의 음악을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하는 자리. 입은 재치 있는 입담으로 분위기를 느슨하게 했지만, 눈은 알 수 없는 팽팽함을 잃지 않았다.

이번 14집은 그의 표현에 의하면 '쉼표 같은 앨범'이다. 그동안 한 시도 떨어지지 않던 단짝 작곡가 이영훈과 잠시 떨어져, 다른 작곡가들의 곡들로만 채운것. 그는 지금까지 한번도 실리지 않았던 자작곡을 포함해 총 10곡의 작사, 작곡, 편곡에 손을 댔다. 프로듀서까지 맡아 처음부터 끝까지 그의 의도대로 만들었다.

"음악을 할 때는 극도로 예민해져서 다른 일은 아무 것도 안하고 음악만 해요.후줄근한 차림으로 면도도 안 하고 몇 개월을 지냈죠. 작사.작곡가가 정말 위대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이번에 절실히 깨달았어요. 게다가 프로듀서로 신경 쓸 일이 얼마나 많은지 ..."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한 몇 개월 간의 결과는 지금까지 ' 이문세 음악' 에서 한번도 들은 적 없는 새로운 사운드로 나타난다. 힙합. 펑크. 모던 록. 퓨전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시도했다. 특히 기타리스트 한상원씨가 작곡하고 직접 가사를 쓴 '약한 자들에게'와 랩퍼 양동근이 참여한" '유치찬란'은 단연 눈에 띄는 곡. "한상원씨께는 일정한 비트를 주고, 꼭 그 스타일로 곡을 만들어달라고 했어요. 펑크를 꼭 해보고 싶었거든요. 일종의 '주문제작'이죠. (박)경림이 소개로 만난 (양)동근이는 녹음하기 전 연습만 100번을 했다고 하더라구요. 정말 무서운 애예요. (웃음) 왁벽하게 준비해온 덕분에 빨리 작업을 끝냈죠."

모든 것을 혼자 알아서 하려니 남의 말 한 마디에 신경이 쓰여서 다시 쓰고, 또 녹음하고, 골치 아픈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단다. 하지만 앞으로의 계획에 'NO'라는 말은 없었다. "이영훈씨와 공동 프로듀싱을 해도 재미있을 거 같아요" 라는 말에 그가 '늪'에 빠져버린 것을 알 수 있었다. 오랜 시간 한가지에 매달리지 않고서는 절대 들어갈 수 없는 '터득의 늪'에 기분 좋게 발을 담그고 있었다.

확고함을 가진 좋은사람_

도올 김용옥, 이병헌, 윤석화. 전혀 공통점이 없어보이는 이들은 이문세의 시음회에 온 사람들이다. ' 이문세 수첩을 훔치면 모든 연예인들의 연락처를 알 수 있다'는 우스갯 소리가 들릴 만큼 그의 '마당발 행각'은 유명하다. 5000여명의 신청자 중 엄선된 100여 명의 팬들에게는 나중에 이름을 부르며 안부를 물을 정도로 친근했으며 행사가 끝날 무렵에는 그것을 준비한 '좋은콘서트'를 비롯해 음향, 조명 등 참여한 여러팀들을 거론하며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자신과 친한 연예인들에게는 직접 초대장을 보냈다고- TV 다큐멘타리에 나왓던 서른 세살 불치병 환자 팬을 직접 초대해 그녀의 손을 잡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주위에 사람들이 많은 것은 그의 꼼꼼한 배려도 있지만, 그의 편안한 생각이 사람들을 다가가기 쉽게 만드는 듯하다. 최근 유행음악에 대한 물음에 거창한 일장 연설을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것이 문화예요. 사람들의 감성과 시대가 변하는 것은 어쩔 수 없잖아요. 내가 못하는 걸 요즘 젊은 친구들은 하는 거죠" 개방적인 그의 생각이 드러난다.

그러나 세월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의 편안한 웃음 속에는 단단한 무게가 있다. 이번 앨범에 붙은 (19) 의 의미는 웃음으로만 바라 볼 수 없는 것도 그 이유다. "요즘 앨범을 주로 사는 10대들에게 음악은 한 번 듣고 마는 소모품인 것 같아요. 제가 어렸을 때와는 달리 앨범 자체를 소중히 여기지 않잖아요. 저만의 항거의 표시죠. 386세대 사람들은 요즘에 들을만한 노래가 없다고 말하는데, 사실 찾아서 듣질 않는 거거든요. 그들을 향한 저의 작은 외침이라고 할까요"

20대 초반의 가수들의 '득실대는' 가요계에 서 있는 불혹의 중반에 들어선 그를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고? 노래하는 수천 가지 방법 중 하나하나를 여전히 찾아가고 있다는 이문세는 그들을 향해 호탕하게 한 방 날린다. "제 콘서트 와보세요! 힘이 너무 넘친다니까요!"


박은경 기자 gorgeoustar@mk.co.kr - 출처:시티라이프(www.citylife.co.kr)
 
   
 
 
 
 
 
 
 
 
 
 
 
 
 
 
 
 
 
 
 
 
 
 
 
 
 
 
 
 
 
 
 
 
 
 
 
 
 
 
자료제공:최현정, 박지민
 
   
     
 



01년 3월22일 대학로 폴리미디어씨어터

     

이문세 13집'chapter13'은 재치있는 이문세 만큼이나 특별하게 출시되어 화제가 되었다.

'이문세 시음회'

그것은 바로 '시음회' 이문세가 만든 새로운 단어이다. 영화가 개봉되기 전에 '시사회'를 갖는다면 이문세다운 참신한 발상이다. 그래서 '시음회'의 '음'은 바로 音(소리 음)이다.

2001년 3월16일 대학로에서 열렸던 '이문세 시음회'는 새 앨범의 전곡을 디스크 음원으로 들려주게 되는 최초의 디스크 콘서트였다. 이날 진행을 맡은 노영심의 피아노 연주로 시작한 '이문세 시음회'는 이문세와 노영심 그리고 작곡가 이영훈이 관객들과 신곡을 감상하며 각 곡이 가지고 있는 뜻과 에피소드를 재미있고 편안하게 들려주었다.

그리고 새 앨범의 타이틀곡을 바로 시음회 현장에서 관객들이 직접 투표를 통해서 선택하였다. 그것이 바로 '기억이란 사랑보다...'이다. 이렇게 가장 신중한 작업을 팬들에게 맡긴 것은 바로 팬들을 위한 소중한 선물이었다.

 
   
  지난 3월 16일, 오후 7시 30분 대학로에 위치한 폴리미디어 씨어터에서 이문세 시음회가 진행되었다. 시음회라는 단어가 낯설다면 외국에서 우리 나라를 방문하는 가수의 쇼케이스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외국의 내한 가수 쇼케이스 경우, 관계자들을 위한 기자회견과 자신들의 곡을 라이브로 들려주면서 앨범을 홍보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가요에서는 아직까지 이런 경우는 드물고 거의 행해진 적이 없다. 이문세 시음회는 그런 점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이기도 해 많은 미디어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문세는 이날 시음회를 한층 가족적인 분위기로 이끌어 나가갔고, 직접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닌, 앨범을 직접 들려주는 형식을 취해 자신의 앨범에 대한 반응을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진행했다.

이날 이문세 시음회는 방송과 음악 관계자들과 관객 200명이 참여, 이문세의 13집의 노래들을 먼저 들을 수 있는 행운을 누렸다. 극장 입구에서는 과자와 떡, 따뜻한 차 등을 준비, 식사를 못하고 온 관객들에게 작은 선물을 전달했고 이문세와 친분 있는 유명인들과 많은 관계자들이 참석,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참여한 이들에게 이문세 13집에 대한 느낌과 타이틀곡의 제목을 정할 수 있는 종이를 마련, 즉각적인 반응을 알 수 있도록 준비하였다.

이문세와 절친한 관계인 노영심이 이날 사회를 맡아 시음회의 시작을 알렸고, 앨범의 첫 곡인 '내가 멀리 있는 건'을 관객들에게 들려주었다. 대형 프로젝트 화면에서는 '내가 멀리 있는 건'의 가사가 나와 관객들의 이해를 도왔고, 관객들은 진지하게 첫 노래를 청취했다. 노영심은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정해질 곡의 인트로를 피아노로 잔잔하게 연주했고, 바로 이어 오늘 참여한 여러 사람들이 이름을 정해야될 타이틀곡을 들려주었다. 현재 앨범에는 '기억보다 사랑이란..'제목으로 소개되어있지만 이날은 'A Love'라는 이름의 가제로 소개, 시음회에 참여한 이들에게 제목을 정할 수 있는 특권 아닌 특권을 만들어주었다. 노영심은 그녀의 특유의 말투와 솔직한 진행으로 관객들이 자칫 어색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음회를 편안하게 이끌어 나갔고 이날 가장 긴장된 모습으로 무대 뒤에서 기다리고 있었을 것 같은, 하지만 그 떨림이 어울릴 것 같지 않는 이문세가 등장해 많은 응원의 박수를 받았다. 이문세는 관객들에게 넉살 좋은 아저씨처럼 말을 건네면서 관객들의 얼굴에 웃음을 갖게 했고, 이번 앨범이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좋아하는 방송도 그만 둘 정도로 애착을 가지고 있는지, 자신이 처음 시도한 시음회를 자신의 후배인 신승훈도 따라할 것 같다는 둥 재미있는 얘기보따리를 풀어놨다. 이어 봄기운이 완연하게 느껴지는 곡인 '아름다운 사랑'을 들려준 후, 작곡가이자 이문세의 20년지기 오랜 친구인 이영훈을 소개, 곡에 대한 여러 가지 것들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말수가 없어 쑥쓰러워하는 이영훈에게 노영심과 이문세는 그를 편안하게 얘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왔고, 그들의 끈끈한 우정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나갔다. 부인에게 바치는 곡인 'My Wife'와 지난 12집에 'Crystal'이라는 이름으로 수록된 곡이기도 하면서 이번 앨범에서 김건모와 함께 듀엣을 한 '여인의 향기', 일기예보의 강현민이 만든 보사노바 리듬의 'Memory'를 들려주었고, 이 노래에서는 이문세가 무대 위에서 약간의 댄스 실력을 보이면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1부 마지막 곡으로 '밥 한 그릇 시켜놓고..'라고 시작되는 '오늘 하루'를 끝으로 1부가 정리되었다.

7곡이 끝난 후 10분의 인터미션 동안 관객들은 준비한 다과와 음료로 약간의 출출함을 달랬고, 이어 시작된 2부에서는 13집에 수록된 '원치 않는 기억', 이문세의 5집 수록곡이자 영화 '동감'에 수록되었던 '기억의 초상'을 차례로 들려주었다. 이날의 초대 손님으로는 이문세의 절친한 동료 박상원과 유인촌이 등장, 앨범에 대한 격려와 함께 자신들의 느낌을 진솔하게 전달하면서 시음회가 정리되기 시작했다. 다음으로는 이문세의 타이틀곡 뮤직비디오 공개되었다. 김민종이 주연으로 나선 이번 뮤직비디오는 god, 보아, 김동률 등의 뮤직비디오를 감독한 고영준 감독이 맡아 One Take 기법인 편집 없이 한 번에 촬영하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시음회의 마지막 순서로 이문세와 이영훈이 등장, 라이브로 그들의 히트곡인 '사랑이 지나가면'과, '기억의 초상'을 선사하면서 막을 내렸다.

시음회라고 하면 많은 음악관계자들이 음악에 대한 평가와 앨범이 대중에게 어느 정도의 인기를 얻게 될 것인가를 미리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자리다. 이문세 시음회는 관계자들 뿐 아니라 음악을 듣게 될 관객들을 초대함으로서 그들에게 직접 평가를 받는 자리였다. 어쩌면 그의 팬들이 전문적인 관계자들이나 기자들보다 정확한 눈으로 음악을 평가할 수 있지 않겠는가. 앨범을 발표한 가수라면 이런 형식의 시음회가 아주 많이 긴장되는 것이고, 시험을 보기 전, 두근거리는 가슴을 앉고 책상 앞에 앉아있는 학생의 그것과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자신 있게 시음회를 준비한 이문세는 자신이 그 동안 준비한 모든 것을 정확한 눈으로 평가를 받기를 원했을 것이고, 따끔한 질책과 함께 따뜻한 응원, 그리고 뜨거운 박수를 받고 싶었을 것이다.

송수연 love41@tubemusic.com - 출처:튜브뮤직(www.tubemus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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