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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세가 14집 앨범 ‘빨간 내복 ’발매를 앞두고 ‘시음회(試音會)’를 열어
팬들을 만났다. 그는 새 음반에서 록과 펑크,삼바까지 다양한 음악을 시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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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집 앨범 ‘빨간 내복’ 발표 이문세
“이젠 노래를 잘 불러야지 하는 생각보다 ‘맛있게’ 만들어야지 하고 생각해요. 소리를
내지르지 않으니까 오히려 노래 부르기도 어렵고요.”
‘386세대 발라드’ 대표주자 이문세(45)가 곧 나올 14집 앨범 ‘빨간 내복’에 담길
곡들을 갖고 1일 대학로 소극장 ‘정미소’에서 팬들과 만났다. 자기 공연에 ‘독창회’란
이름을 붙인 것처럼, 이번 신곡 발표회엔 ‘시음회(試音會)’란 제목을 달았다.
5000명이 몰린 인터넷 추첨에서 입장권을 구한 팬들 200여명이 극장을 메웠고, 도올
김용옥, 윤석화, 노영심, 이병헌 등 그와 친한 유명인도 여럿 눈에 띄었다. 극장은 공짜로
떡볶이와 어묵을 나눠주는 포장마차, 이문세 초기 LP, 영화 ‘대부’ 포스터같은 1970년대
풍경으로 장식됐다.
“14집 앨범이고, 14곡을 담았죠. 올해 아시안게임도 14회라서.” ‘이문세쇼’ 시절의
입담도 그대로다. 노영심이 “벌써 14집이라니, 얼굴도 길고 명도 긴 가수”라고 우스개를
보탰다.
이날 이문세가 들려준 노래에는 작곡가 이영훈의 곡이 하나도 없었다. 이문세는 “처음으로
이영훈씨 없이 나 혼자 선곡하고, 작곡 부탁해 만든 음반”이라면서 “해보고 싶었던 장르를
모두 담았다”고 했다.
노영심이 곡을 쓴 ‘내 사랑 심수봉’은 트로트 리듬에 팝을 가미한 노래. ‘약한 자들에게’는
한상원이 작곡한 펑크록이고, ‘춤의 여왕’은 삼바 리듬을 썼다. 힙합풍 ‘유치찬란’엔
힙합가수를 겸하는 탤런트 양동근과 신인가수 앤이 참여했다. 감성도 아주 다양해졌다.
“이젠 사랑 이야기가 너무 지겨워요. 요즘 가요에 말장난 같은 사랑이 너무 많잖아요.”
이문세는 “오늘 발표회는 이문세에게 ‘다른 메뉴’도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자리”라고 했다.
극장 한 켠엔 TV 다큐멘터리 ‘인간극장’에 등장했던 정희진(9)양과 불치병을 앓는 엄마(32)도
초대받아 휠체어에 앉아있었다. 희진이는 이문세 팬인 엄마를 위해 얼마 전 이문세에게 “엄마를
만나달라”는 편지를 보냈었다. 이문세는 희진 엄마의 손을 꼭 잡고 ‘소녀’를 불렀다.
“내 곁에만 머물러요/떠나면 안돼요…나 항상 그대 곁에 머물겠어요…”
(조선일보) 한현우 기자<hwhan@chosun.com>
[라이브 스케치] 빨간내복·별표채점 재치
넘쳐나는 이문세의 시음회
콘크리트벽이 벌거숭이 그대로인 공사 중의 건물로 들어선 순간, 줄에 걸린 추억의 빨간
내복 두 벌이 눈 앞을 가로막는다. 영화 포스터와 LP들은 1970년대 모습을 재현하고
있었다.
한편에 들어서 있는 포장마차에선 공짜 떡볶이.순대 등이 군침을 돋운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오뎅 꼬치 하나를 입으로 넣다가 기자와 눈을 마주치자 멋쩍게 웃는 그 사람,
이날의 주인공 이문세였다. 행사장에 들어가기에 앞서 간단하게 허기를 채우고 있던 참이었다.
지난 1일 오후 7시 대학로의 소극장 '정미소'에서 열린 이문세의 '시음회(試音會)'
풍경은 재치있는 아이디어로 가득했다. 이문세 홈페이지와 공연기획사인 '좋은 콘서트'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추첨으로 초대된 팬들과 기자들에게 14집 앨범 '빨간 내복'의 신곡들을
맛보이는 자리였다.
'시음회'라는 의미를 더욱 느끼게 한 것은 노래 채점장. 이날 들려줄 각 노래의 가사
밑으로 함께 나눠준 빨간 색년필로 점수를 매길 수 있는 별표까지 그려져 있었다.
CD음원 위주로 라이브를 섞어가며, 이문세 자신의 입담 좋은 설명이 곁들여진 두시간.
관객이 떠난 자리엔 기자들과 이문세가 좀더 가까이 앉아 못다한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가요계 홍보비 비리 사건을 정리하며 본지에 연재 중인 '대중음악 희망찾기' 시리즈에선
기획사나 가수들에게 인식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잘못된 홍보관행을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 '시음회'란 이름으로 열린 이날의
쇼케이스는 그런 '희망'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였다.
(중앙일보) 김정수 기자
이문세 "아줌마 세대 겨냥 복고풍 변신"
지난 1일 오후 9시쯤 서울 동숭동 ‘객석’ 1층 소극장 ‘정미소’. 이문세(43)가
휠체어에 탄 여인의 손을 꼭 잡은 채 자신의 히트곡 ‘소녀’를 열창하고 있었다.
“내 곁에만 머물러요. 떠나면 안돼요…. 나 항상 그대 곁에 머물겠어요. 떠나지 말아요~.”
그의 노래가 계속되는 동안 여인은 고개를 떨군 채 연신 눈물을 훔쳤고 200여명의 관객은
숨을 죽였다. 깡마른 체구, 창백한 얼굴의 이 여인은 ‘소뇌위축증’이란 희귀병을 앓고
있는 길윤이(33)씨. 고등학교 때부터 이문세의 팬이었던 길씨는 이날 드디어 꿈을 이뤘다.
이들의 만남은 길씨의 딸 정희진(10)양이 지난달 9일 이문세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이뤄졌다.
“희진이 엄마는 점점 눈이 나빠져서 결국 실명하게 되는 병에 걸렸어요. 그래서 더이상
앞이 안 보이기 전에 만나야 한다고 생각했죠.”
이날 열린 이문세의 새노래 시음회(試音會)에는 길씨 가족을 비롯, 영화배우 이병헌, 도올
김용옥씨 등 유명인들도 함께 했다. 시음회란 앨범 발표에 앞서 팬들로부터 새노래에 대한
평가를 받기 위한 자리.
“방송에 나오는 타이틀곡 외에는 묻혀지는 다른 노래들이 불쌍해서 시음회를 여는 겁니다.”
이날 그가 들려준 14집 앨범의 새노래는 전작들과는 사뭇 달랐다. 물론 ‘이문세표 발라드’도
2곡 정도 있지만 나머지 12곡은 스윙, 솔, 록, 재즈풍을 가미했다. 특히 양동근이
래퍼로 참가하는 힙합 ‘유치찬란’과 아일랜드의 아카펠라 그룹 ‘리얼그룹’과 같이 부른
‘송 프럼 더 스노우(Song From The Snow)’는 깜짝 놀랄만한 변신이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다.
앨범의 전체적인 방향은 ‘빨간 내복’이란 앨범명에서 알 수 있듯 ‘복고’에 맞춰져 있다.
마치 30년전으로 돌아가는 타임머신과 같다. 70년대를 추억하게 하는 콘텐츠는 ‘아줌마
세대’를 겨낭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앨범 재킷에는 ‘19세 이하 청취 금지’를 뜻하는
마크가 붙어있다.
“제가 조성모나 god처럼 10대 팬들을 만드는 건 무리죠. 제 할일은 노래로써 아줌마들의
내면에 숨겨져있는 감성과 정서를 끄집어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목부터 심상치않은 ‘내사랑 심수봉’은 대학 선배인 심수봉을 통해 70년대말로의 과거여행을
꿈꾸는 곡. 앨범제목과 같은 ‘빨간 내복’의 가사에도 누런 월급봉투, 풀빵, 리어카,
라디오 등의 향수어린 소재를 끌어들이고 있다. 아줌마부대를 겨낭하는 만큼 앨범 마케팅
방식도 기발하다. 전화 판매 홍보전략이 그것. 집에서 전화 한통이면 집까지 음반을 배달해주고
고객이 원할 경우 반품도 해준다.
이문세는 10월 가을 개편부터 KBS TV의 라이브 쇼를 진행할 예정이다. TV진행을
다시 맡은 것은 지난 97년 SBS ‘이문세 라이브쇼’이후 5년만이다. 또 내년에는 무려
50주동안 ‘제3회 이문세 독창회’를 열 계획이다. 특히 2004년에는 그룹 ‘아바’의
노래를 소재로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마마미아’처럼 자신의 히트곡들을 스토리로 만든 뮤지컬을
선보인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문화일보) 이승형기자 <lsh@munhw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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